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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날개 단 中증시 … 빅테크에 눌린 홍콩	2025-08-31 19:37
올해 상반기에 제자리걸음을 했던 중국 증시가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홍콩 증시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8월 중순부터 두드러졌는데 '탈(脫)예금 러시' 중인 중국 가계가 증시를 떠받치고 기관·외국인투자자까지 가세하면서 중국의 인공지능(AI) 하드웨어주가 새 주도주로 부상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의 대표주를 모아놓은 CSI300지수는 올 하반기 들어 14.24% 상승했다. 반면 홍콩 증시 대표주를 모아놓은 항셍지수는 같은 기간 4.18% 상승에 그쳐 두 지수 간 격차가 10%포인트 넘게 벌어졌다. 올 상반기에는 상황이 정반대였다. CSI300은 상반기에 0.03% 상승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반면 항셍지수는 20%나 올랐다. 두 시장 분위기가 역전된 이유로 유동성 환경의 변화가 지목된다. 최근 중국 가계는 예금 대신 주식시장에 자산을 밀어 넣고 있다. 중국의 1년 정기예금 금리가 1%를 밑돌고 있어 안전자산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보험사와 공모·사모펀드 등도 중국 주식 비중을 높여 증시 유동성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데 홍콩은 지난 7월 홍콩달러화가 불안한 약세 흐름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홍콩달러화를 대거 회수하며 환율 방어에 나섰다. 이에 시중 금리가 급등하고 신용거래 비용이 늘어나며 주식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하반기 중화권 증시 주도주는 중국 증시로 옮겨갔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홍콩에 상장된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이 강세를 보였지만, 하반기부터는 중국 증시의 반도체주와 광모듈주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은 하반기 들어 주가가 148.13% 상승했다. 광모듈주인 이노라이트와 이옵토링크는 같은 기간 각각 143.33%, 180.43% 올랐다. 이들 기업은 최근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국가 차원의 중장기 산업육성전략 'AI+ 로드맵'과 맞물려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홍콩 증시에서는 주요 기술주인 메이퇀과 징둥닷컴이 음식 배달 플랫폼시장에서 '제 살 깎기'식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항셍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이들 기업은 올 2분기 순이익이 일제히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증시의 흐름이 달라지자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 상승에 참여하기 위해 홍콩 주식을 팔아치우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8월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홍콩 인터넷 관련주를 대거 매도하고 중국의 소비재와 산업재 투자 비중을 높였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지난 28일 하루 만에 홍콩 주식을 204억홍콩달러(약 3조6000억원)어치 순매도해 역대 최대 규모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는 저평가 기간이 길었고 투기 과열 신호도 충분하지 않아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7일 CSI300의 연말 목표치를 기존 4500에서 4900으로 상향했다. CSI300은 지난 29일 4496.76에 마감했다. 홍콩 증시는 중국 증시의 과열 흐름이 꺼진 이후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됐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토 지수 레벨이 높아지면 홍콩 시장의 중장기적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홍콩 증시 주도주인 알리바바가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9일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 소식에 알리바바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가 하루 만에 12.9% 상승했다. [정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날개 단 中증시 … 빅테크에 눌린 홍콩

2025-08-31 19:37

올해 상반기에 제자리걸음을 했던 중국 증시가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홍콩 증시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8월 중순부터 두드러졌는데 '탈(脫)예금 러시' 중인 중국 가계가 증시를 떠받치고 기관·외국인투자자까지 가세하면서 중국의 인공지능(AI) 하드웨어주가 새 주도주로 부상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의 대표주를 모아놓은 CSI300지수는 올 하반기 들어 14.24% 상승했다. 반면 홍콩 증시 대표주를 모아놓은 항셍지수는 같은 기간 4.18% 상승에 그쳐 두 지수 간 격차가 10%포인트 넘게 벌어졌다.
올 상반기에는 상황이 정반대였다. CSI300은 상반기에 0.03% 상승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반면 항셍지수는 20%나 올랐다. 두 시장 분위기가 역전된 이유로 유동성 환경의 변화가 지목된다. 최근 중국 가계는 예금 대신 주식시장에 자산을 밀어 넣고 있다. 중국의 1년 정기예금 금리가 1%를 밑돌고 있어 안전자산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보험사와 공모·사모펀드 등도 중국 주식 비중을 높여 증시 유동성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데 홍콩은 지난 7월 홍콩달러화가 불안한 약세 흐름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홍콩달러화를 대거 회수하며 환율 방어에 나섰다. 이에 시중 금리가 급등하고 신용거래 비용이 늘어나며 주식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하반기 중화권 증시 주도주는 중국 증시로 옮겨갔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홍콩에 상장된 중국의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이 강세를 보였지만, 하반기부터는 중국 증시의 반도체주와 광모듈주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캠브리콘은 하반기 들어 주가가 148.13% 상승했다. 광모듈주인 이노라이트와 이옵토링크는 같은 기간 각각 143.33%, 180.43% 올랐다. 이들 기업은 최근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국가 차원의 중장기 산업육성전략 'AI+ 로드맵'과 맞물려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홍콩 증시에서는 주요 기술주인 메이퇀과 징둥닷컴이 음식 배달 플랫폼시장에서 '제 살 깎기'식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항셍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이들 기업은 올 2분기 순이익이 일제히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증시의 흐름이 달라지자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 상승에 참여하기 위해 홍콩 주식을 팔아치우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8월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홍콩 인터넷 관련주를 대거 매도하고 중국의 소비재와 산업재 투자 비중을 높였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지난 28일 하루 만에 홍콩 주식을 204억홍콩달러(약 3조6000억원)어치 순매도해 역대 최대 규모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는 저평가 기간이 길었고 투기 과열 신호도 충분하지 않아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7일 CSI300의 연말 목표치를 기존 4500에서 4900으로 상향했다. CSI300은 지난 29일 4496.76에 마감했다.
홍콩 증시는 중국 증시의 과열 흐름이 꺼진 이후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됐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본토 지수 레벨이 높아지면 홍콩 시장의 중장기적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홍콩 증시 주도주인 알리바바가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술주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9일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 소식에 알리바바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가 하루 만에 12.9% 상승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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