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검찰’ 키우는 정부…기업엔 약일까 독일까 [기자24시] | 2025-11-21 13:54 |
|---|---|
 새 정부 출범 이래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존재감이 부쩍 커지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대통령이 나서 갑을사건 해결과 인력 증원을 지시한 만큼 조사·정책 전반에 힘이 실리는 반면, 조직 강화에만 집중하기에는 규제 불확실성 증대와 같은 우려도 뒤따르는 점에서다.조직 내에선 무엇보다 사건 조사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기업들의 각종 경제 사건이 몰리는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직원은 “수도꼭지에서 물이 쏟아지듯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며 “종일 일을 해야만 쳐낼 수 있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국회에 제출된 200여 명 증원 예산안이 큰 변동 없이 처리된다면 밀려오는 사건을 밤낮으로 처리하던 직원들의 고생은 한시름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도급, 가맹 갑질과 기술 탈취로 어려움을 겪은 중소업체, 소상공인들의 불공정 사건 처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 또한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창의적 기업 활동 조성이라는 공정위 본연의 업무를 위해 함께 살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시장경제에서는 특정 행위에 강한 규제가 이뤄질 경우 시장 전체의 거래, 협력 구조가 위축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과도한 고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걸 막자는 취지의 전속고발권을 공정위에 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현장에서 만난 기업 관계자들도 “아무래도 이런저런 조사가 많아지지 않겠느냐”며 한목소리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이미 공정위 내에서는 “보강이 이뤄지는 만큼 어떻게든 이전보다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00년대 공정위의 조사국 전성기 시절 제재에 치우쳤다가 무리한 조사로 법원에서 잇따라 판결이 뒤집힌 전례는 되새길 대목이다. 결국 조직 위상을 제대로 세우려면 철저한 조직 개편 준비와 함께 향후 균형 잡힌 운용이 뒤따라야 한다. 규제의 실효성과 시장의 안정성을 함께 담보할 수 있는 경제검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