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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이 터졌다”…주75시간 밤샘 근무 40대 평생 휠체어 신세 [어쩌다 세상이]	2025-11-22 10:16
과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진 40대 법원, 사업주에 1억7천만원 배상 판결 “사용자, 생명·건강 해치지 않도록 인적·물적 환경 정비할 ‘안전배려의무’“ 산재서 보상 않는 손해배상청구도 가능 기저질환으로 고혈압이 있더라도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근로자에게 뇌출혈이 발생하면 회사는 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직장인들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야근과 교대 근무.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건강을 잃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따라 단순히 임금만 지급하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사용자가 근로자가 일하는 과정에서 생명과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해야 할 ‘안전배려의무’를 가진다고 봅니다. 만약 회사가 무리한 업무를 지시해 근로자가 쓰러졌다면 설령 그 근로자에게 평소 지병이 있었다 하더라도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최근 주야 2교대로 1주일 평균 75시간 넘게 일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40대 남성에게 회사가 거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생산관리직을 하던 A씨(남, 사고 당시 39세)의 일상은 쉴 틈이 없었습니다. 2013년 입사한 그는 일주일 단위로 주간과 야간을 오가는 2교대 근무를 했습니다. 주간 근무 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야간 근무 때는 오후 7시 30분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일했습니다. 특히, 사고 직전 4주 동안 A씨의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무려 75시간 30분에 달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뇌심혈관 질병 발병 위험이 높다고 보는 ‘만성적 과로’ 기준인 주 60시간을 훌쩍 넘긴 수치였습니다. “회사가 안전배려의무 위반했다”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2019년 어느 날 야간 근무를 마치고 귀가해 잠을 자던 A씨는 오후 5시 30분께 다음 출근을 위해 일어나려다 왼쪽 팔다리에 마비 증상을 느끼고 쓰러졌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된 그의 진단명은 출혈성 뇌졸중으로도 불리는 상세 불명의 뇌내출혈. 그는 수술을 받았지만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어려운 마비 상태로 살아가게 됐습니다. A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해 승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입원기간 동안 일하지 못한 손해, 간병비, 향후 치료비, 위자료 등 산재보험을 초과하는 손해가 발생했고, 이 손해를 보전받기 위해 회사를 상대로 별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회사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해 자신을 과로하게 만들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회사 측은 “A씨가 원래 고혈압 등 지병이 있어 뇌출혈이 발생한 것”이라며 업무와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인했습니다. 그럼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재판부는 “A씨의 고혈압이 발병에 기여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과중한 근무 시간과 형태를 고려할 때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단절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여기에 더해 “야간 근무는 생체리듬에 역행해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훨씬 크다”며 “회사는 A씨가 장시간 업무로 건강 이상이 생길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방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A씨에게도 일부 책임을 물었습니다. A씨가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의심 소견을 받고도 진료를 받지 않는 등 평소 건강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고려해 회사의 책임을 30%로 제한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회사가 A씨에게 일실수입과 위자료 등을 합쳐 약 1억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한세영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월급을 주는 것을 넘어 근로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 환경을 제공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특히, 야간 교대 근무자의 경우 뇌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 변호사는 또 “근로자는 산재사고 발생 시 산재 승인을 받은 이후에도 회사 측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이유로 산재에서 보상하지 않는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결국 일이 터졌다”…주75시간 밤샘 근무 40대 평생 휠체어 신세 [어쩌다 세상이]

2025-11-22 10:16

과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진 40대
법원, 사업주에 1억7천만원 배상 판결

“사용자, 생명·건강 해치지 않도록
인적·물적 환경 정비할 ‘안전배려의무’“
산재서 보상 않는 손해배상청구도 가능

기저질환으로 고혈압이 있더라도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근로자에게 뇌출혈이 발생하면 회사는 이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직장인들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야근과 교대 근무.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건강을 잃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따라 단순히 임금만 지급하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사용자가 근로자가 일하는 과정에서 생명과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해야 할 ‘안전배려의무’를 가진다고 봅니다.
만약 회사가 무리한 업무를 지시해 근로자가 쓰러졌다면 설령 그 근로자에게 평소 지병이 있었다 하더라도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최근 주야 2교대로 1주일 평균 75시간 넘게 일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40대 남성에게 회사가 거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생산관리직을 하던 A씨(남, 사고 당시 39세)의 일상은 쉴 틈이 없었습니다. 2013년 입사한 그는 일주일 단위로 주간과 야간을 오가는 2교대 근무를 했습니다.
주간 근무 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야간 근무 때는 오후 7시 30분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일했습니다. 특히, 사고 직전 4주 동안 A씨의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무려 75시간 30분에 달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뇌심혈관 질병 발병 위험이 높다고 보는 ‘만성적 과로’ 기준인 주 60시간을 훌쩍 넘긴 수치였습니다.
“회사가 안전배려의무 위반했다”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2019년 어느 날 야간 근무를 마치고 귀가해 잠을 자던 A씨는 오후 5시 30분께 다음 출근을 위해 일어나려다 왼쪽 팔다리에 마비 증상을 느끼고 쓰러졌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된 그의 진단명은 출혈성 뇌졸중으로도 불리는 상세 불명의 뇌내출혈.
그는 수술을 받았지만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어려운 마비 상태로 살아가게 됐습니다.
A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해 승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입원기간 동안 일하지 못한 손해, 간병비, 향후 치료비, 위자료 등 산재보험을 초과하는 손해가 발생했고, 이 손해를 보전받기 위해 회사를 상대로 별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회사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해 자신을 과로하게 만들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회사 측은 “A씨가 원래 고혈압 등 지병이 있어 뇌출혈이 발생한 것”이라며 업무와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인했습니다.

그럼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재판부는 “A씨의 고혈압이 발병에 기여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과중한 근무 시간과 형태를 고려할 때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단절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여기에 더해 “야간 근무는 생체리듬에 역행해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훨씬 크다”며 “회사는 A씨가 장시간 업무로 건강 이상이 생길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방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A씨에게도 일부 책임을 물었습니다. A씨가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의심 소견을 받고도 진료를 받지 않는 등 평소 건강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고려해 회사의 책임을 30%로 제한했습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회사가 A씨에게 일실수입과 위자료 등을 합쳐 약 1억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한세영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월급을 주는 것을 넘어 근로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 환경을 제공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특히, 야간 교대 근무자의 경우 뇌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 변호사는 또 “근로자는 산재사고 발생 시 산재 승인을 받은 이후에도 회사 측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이유로 산재에서 보상하지 않는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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