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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사이트] 경제토크쇼픽 비하인드 - 갈 길 먼 '원화 코인'… 늦은 시작의 대가는?	2025-12-08 14:02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작업에는 속도가 붙지 않고 있습니다. 유관 기관 간의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정부안 발의가 늦어져, 연내 법제화가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속도가 중요한 금융 혁신 경쟁에서 한국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데요. 이번<경제토크쇼픽>비하인드에서는 원화 코인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 늦은 출발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박혜민 PD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왜 늦어지고 있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를 둘러싼 핵심은 '누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입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 감독권과 긴급조치권 부여 범위를 놓고 정면 충돌했는데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관 기관 간의 의견 차이가 법제화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 의원은 "지금 미국에서는 지니어스 법이 통과되며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상황"이라며 "의견 불일치로 국내 제도화가 계속 늦어지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국은행이 제기한 통화 정책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통화 주권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원화 대신 달러 기반 코인을 사용하려는 경향이 커질 수 있고, 이 경우 원화 통화량 자체가 축소될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민 의원은 한국이 달러 기반 코인의 식민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금융 혁신은 3년이면 판이 바뀐다"면서 "현재 가장 중요한 건 속도"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7대 리스크를 지적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점진적으로, 은행 중심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철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부장은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이라는 명칭과 달리, 표방하는 법정 통화와 1대 1 가치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면서 "실제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와 서클도 1달러 대 1코인 비율이 깨지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코인이 통화 정책의 유효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정책 당국이 금리를 내릴 때 코인런이 발생하면 환매가 급격히 늘고, 반대로 준비 자산인 국채의 투매가 일어날 경우 시장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습니다. ◇ 스테이블코인 도입 주체, 은행 주도 VS 민간 중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할지, 민간으로 할지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여당은 시중은행이 지분 51%를 보유한 컨소시엄이 발행하자는 쪽으로 입법 방향을 잡았습니다. 제도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은행이 지분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여당은 금융당국에 오는 10일까지 정부안을 제출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따라 은행 중심의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정책 기조가 자칫 시장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는 "세계적으로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주도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USDC도 서클이라는 핀테크 기업과 미국의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합작해서 만든 것으로, 은행은 지분 참여를 했을 뿐 핵심 주체는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은행 주도의 발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고객의 준비금 자산 관리는 은행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디지털 지갑 개설 및 운영은 블록체인·핀테크 기업의 전문 분야이며, 서비스 연동은 전자금융업체가, 마지막 결제 단계는 간편결제 사업자가 맡아야 한다"면서 민간 기관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원화 스테이블코인, 늦은 시작의 대가는? 도입 논의 단계부터 마찰이 끊이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주변국보다 한발 늦은 제도화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 대표는 가장 큰 위험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고착화'를 지목합니다. 그는 "한국은 전자 금융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국민 소득도 낮지 않아 미국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먹잇감"이라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 퍼질 경우 원화는 순식간에 잠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달러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는 상황에서 '굳이 원화를 가지고 있어야 하나' 등의 인식이 확산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속도를 막을 수 없단 겁니다. 실제로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입니다. 일각에서는 기축통화도 아닌 원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1%의 가능성을 부정한 채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를 장악하기를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그 1%에 도전해 새로운 기회의 창구로 활용할 것인지 현재 한국은 그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경제토크쇼픽>86회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둘러싼 논쟁을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그래픽으로 보는 경제 이야기<경제토크쇼픽>, 다음 레터에서 또 찾아뵙겠습니다.

[CEO인사이트] 경제토크쇼픽 비하인드 - 갈 길 먼 '원화 코인'… 늦은 시작의 대가는?

2025-12-08 14:02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작업에는 속도가 붙지 않고 있습니다.

유관 기관 간의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정부안 발의가 늦어져, 연내 법제화가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속도가 중요한 금융 혁신 경쟁에서 한국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데요.

이번<경제토크쇼픽>비하인드에서는 원화 코인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 늦은 출발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박혜민 PD와 함께 짚어봤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왜 늦어지고 있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를 둘러싼 핵심은 '누가,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입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 감독권과 긴급조치권 부여 범위를 놓고 정면 충돌했는데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관 기관 간의 의견 차이가 법제화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 의원은 "지금 미국에서는 지니어스 법이 통과되며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상황"이라며 "의견 불일치로 국내 제도화가 계속 늦어지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국은행이 제기한 통화 정책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통화 주권이 약화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원화 대신 달러 기반 코인을 사용하려는 경향이 커질 수 있고, 이 경우 원화 통화량 자체가 축소될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민 의원은 한국이 달러 기반 코인의 식민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금융 혁신은 3년이면 판이 바뀐다"면서 "현재 가장 중요한 건 속도"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7대 리스크를 지적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점진적으로, 은행 중심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철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부장은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이라는 명칭과 달리, 표방하는 법정 통화와 1대 1 가치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면서 "실제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와 서클도 1달러 대 1코인 비율이 깨지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코인이 통화 정책의 유효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정책 당국이 금리를 내릴 때 코인런이 발생하면 환매가 급격히 늘고, 반대로 준비 자산인 국채의 투매가 일어날 경우 시장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습니다.

◇ 스테이블코인 도입 주체, 은행 주도 VS 민간 중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할지, 민간으로 할지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여당은 시중은행이 지분 51%를 보유한 컨소시엄이 발행하자는 쪽으로 입법 방향을 잡았습니다.

제도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은행이 지분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여당은 금융당국에 오는 10일까지 정부안을 제출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따라 은행 중심의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정책 기조가 자칫 시장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는 "세계적으로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주도해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USDC도 서클이라는 핀테크 기업과 미국의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합작해서 만든 것으로, 은행은 지분 참여를 했을 뿐 핵심 주체는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은행 주도의 발행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고객의 준비금 자산 관리는 은행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지만 디지털 지갑 개설 및 운영은 블록체인·핀테크 기업의 전문 분야이며, 서비스 연동은 전자금융업체가, 마지막 결제 단계는 간편결제 사업자가 맡아야 한다"면서 민간 기관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원화 스테이블코인, 늦은 시작의 대가는?

도입 논의 단계부터 마찰이 끊이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주변국보다 한발 늦은 제도화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 대표는 가장 큰 위험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고착화'를 지목합니다.

그는 "한국은 전자 금융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국민 소득도 낮지 않아 미국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먹잇감"이라며,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 퍼질 경우 원화는 순식간에 잠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달러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는 상황에서 '굳이 원화를 가지고 있어야 하나' 등의 인식이 확산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속도를 막을 수 없단 겁니다.

실제로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입니다.

일각에서는 기축통화도 아닌 원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1%의 가능성을 부정한 채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를 장악하기를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그 1%에 도전해 새로운 기회의 창구로 활용할 것인지 현재 한국은 그 과도기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경제토크쇼픽>86회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둘러싼 논쟁을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그래픽으로 보는 경제 이야기<경제토크쇼픽>, 다음 레터에서 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