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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속 환율 공방…고려아연, 국가핵심기술 승부수	2025-12-30 11:07
【 앵커멘트 】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합작법인을 상대로 추진한 2조 8천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두고, 이번에는 영풍·MBK파트너스가 '헐값 유증' 의혹을 제기하며 다시 정면충돌했습니다. 주식 할인율이 법에서 정한 기준을 0.31% 넘었는지가 쟁점인데, 고려아연은 여기에 맞서 자사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며 정면 돌파에 나섰습니다.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 제련소 건설을 위해 단행한 2조 8,5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습니다. 대금 납입은 마쳤지만, 경영권 분쟁 상대인 영풍·MBK파트너스가 위법 소지를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습니다. 쟁점은 신주 발행가 할인율 10% 제한입니다.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주당 가격을 달러로 고정했습니다. 당시 환율을 적용하면 할인율은 9.77%, 법정 한도 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납입일인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원화 기준 할인율이 10.31%로 계산됐다는 게 영풍·MBK 측 주장입니다. 영풍·MBK 측은 기존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헐값 발행' 가능성이 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미국 투자 목적의 증자이고, 달러 기준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며 환율 변동을 사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악의적인 사실 왜곡이자 시장 교란 행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공방은 기술 안보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신청했습니다. 지정될 경우, 정부 승인 없이는 해외 매각이나 인수가 어려워져 경영권 방어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 역시 매각 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 보유 여부가 변수로 작용한 사례로 꼽힙니다. 두산공작기계는 고정밀 공작기계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해외 매각에 제약이 따랐고, 결국 국내 기업에 매각됐습니다. 당시 매각을 추진했던 MBK 측은 이와 관련해 "중국 기업과의구체적인 매각 협의는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이번 고려아연 분쟁은 연말 주주명부 폐쇄를 앞두고, 0.31%의 법리 해석과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를 둘러싸고 자본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

경영권 분쟁 속 환율 공방…고려아연, 국가핵심기술 승부수

2025-12-30 11:07

【 앵커멘트 】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가 참여하는 합작법인을 상대로 추진한 2조 8천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두고, 이번에는 영풍·MBK파트너스가 '헐값 유증' 의혹을 제기하며 다시 정면충돌했습니다.
주식 할인율이 법에서 정한 기준을 0.31% 넘었는지가 쟁점인데, 고려아연은 여기에 맞서 자사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달라며 정면 돌파에 나섰습니다.
이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 제련소 건설을 위해 단행한 2조 8,5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습니다.

대금 납입은 마쳤지만, 경영권 분쟁 상대인 영풍·MBK파트너스가 위법 소지를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습니다.

쟁점은 신주 발행가 할인율 10% 제한입니다.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주당 가격을 달러로 고정했습니다.

당시 환율을 적용하면 할인율은 9.77%, 법정 한도 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납입일인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원화 기준 할인율이 10.31%로 계산됐다는 게 영풍·MBK 측 주장입니다.

영풍·MBK 측은 기존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헐값 발행' 가능성이 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미국 투자 목적의 증자이고, 달러 기준 가치는 변하지 않았다며 환율 변동을 사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악의적인 사실 왜곡이자 시장 교란 행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공방은 기술 안보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신청했습니다.

지정될 경우, 정부 승인 없이는 해외 매각이나 인수가 어려워져 경영권 방어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 역시 매각 과정에서 국가핵심기술 보유 여부가 변수로 작용한 사례로 꼽힙니다.

두산공작기계는 고정밀 공작기계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해외 매각에 제약이 따랐고, 결국 국내 기업에 매각됐습니다.

당시 매각을 추진했던 MBK 측은 이와 관련해 "중국 기업과의구체적인 매각 협의는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이번 고려아연 분쟁은 연말 주주명부 폐쇄를 앞두고, 0.31%의 법리 해석과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를 둘러싸고 자본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이나연입니다.